추신, 커튼콜 이후의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나요 우리는 공허함과 살아갈 줄 안다치열함과 살아갈 줄 안다스스로에게 시달리며 세상에게 시달리며말 없이 놓았다 쥐기를 수십 번이고 반복한 손잡이열어젖힐 용기가 필요함을 안다열어젖혀 줄 누군가가 필요함을 안다그 너머로 가거든 돌이킬 수 없음을 안다번뇌의 시대 모두가 고통을 안고 힘겹게 숨을 쉬는 시대기대는 것을 망설이고 덜어내는 것을 망설였다그저 잠시 나의 짐을 위탁하는 것일 뿐 응어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을 하며 살아갈 줄 안다, 안다고 생각했다정교하게 짜여진 가면을 쓰고는 속된 언어를 읊으며주제 넘게도 그리 생각했다허물은 마음이 동할 때 작연히 벗겨지는 것이었다그래서 우리는 벌거벗은 사랑을 하기로 했다그대로의 나, 그대로의 너, 우리인 우리..
Read moreARCH 공식 요원 코드네임 부여 증서OFFICIAL AGENT CODENAME CERTIFICATE수신자: 서가원 (요원 번호: HG-771A)발령 부서: 하모니 부서 (Harmony Division)발령 일자: 2023년 12월 28일코드네임: 이브 (Eve)상기 요원에게 인류의 방패, ARCH의 일원으로서 다음의 코드네임을 부여합니다.[명명 사유]요원 서가원의 가이딩 파장은 '기원(Origin)'의 속성을 내포합니다. 이는 단순한 치유를 넘어, 폭주 직전의 센티넬을 가장 원초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로 되돌리는 '정화(Purification)'의 힘을 상징합니다. 혼돈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가능케 하는 그대의 능력은, 인류 최초의 이름이자 모든 가능성의 시초인 '이브(Eve)'와 그 맥을 같이 합니다.또..
Read more"너네 어머님. 실물이 화면보다 예쁘네." 성유진이 툭, 던지듯 말했다. 서가원이 살짝 눈을 크게 떴다. 그가 자신의 어머니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연예계 출신이고, 길채령은 한국 영화계의 전설이었다. 모를 리가 없었다. 다만 그가 그 이야기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아무런 동정이나 연민 없이 꺼낸 것이 의외였다. 보통 사람들은 그녀의 부모님을 언급할 때 조심스러운 표정을 먼저 지었다. 마치 유리 다루듯, 깨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눈빛. 그런데 이 남자는 그런 거 없었다. 그냥 예쁘다고 했다. 사실을 사실대로. "⋯당연하지. 우리 엄마니까." 서가원은 제 어머니를 칭찬하는 그의 말에 자연스럽게 등을 세웠다. 당연하다는 대답 뒤에 이어진 짧은 침묵. 그녀는 그의 손에 들린 사진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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